별이 쏟아질 듯한 여름날 밤, 까막까막 날던 녀석 중 하나를 잡아 사정없이 꼬리를 뗀다. 그러고는 얼굴에 쓱 문지르면, 영락없이 불 달린 도깨비가 된다. 눈치챘겠지만 그 불은 개똥불, 표준어로는 ‘반딧불’이다.
한때 반딧불과 반딧불이를 두고 ‘반딧불이’는 곤충 이름이고, 그 곤충의 꽁무니에서 나오는 빛이 ‘반딧불’이라는 주장이 세를 얻기도 했다. 지금은 어떨까.
반디, 반딧불, 반딧불이, 개똥벌레 모두 같은 말이다. 이 중 반딧불만 ‘반딧불이의 꽁무니에서 나오는 빛’과 ‘반딧불이’의 뜻으로 함께 쓸 수 있다. 즉 반디와 반딧불이, 개똥벌레는 ‘반딧불이의 꽁무니에서 나오는 빛’으로 쓰지 못한다는 말이다.
‘개똥불로 별을 대적한다’란 말이 있다. 개똥불은 경남과 충북 지역에서 쓰는 ‘반딧불’의 사투리로, 개똥벌레의 꼬리 불이다. 상대가 어떤지도 모르고 어리석은 짓을 하는 것을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제 꽁무니 불을 별빛과 같다고 여기다니,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꼴이다.
하룻강아지의 어원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체로 ‘하릅강아지’가 변한 것으로 본다. 지금은 거의 쓰이지 않지만 ‘하릅’은 한 살 된 소, 말, 개 등을 이르는 말이다. 그러니 하릅강아지는 ‘한 살짜리 강아지’다. 한 살짜리 강아지가 범에게 덤빈다고? 결과는 독자들의 상상에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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