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진호의 지금 우리말글] ‘뒷담화’, 누군가에겐 상처다

“빨리 ○번 눌러요.”

집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아내가 재촉한다. 급기야 내 휴대전화를 낚아챈다. 한동안 전국을 트로트 열풍으로 몰아넣었던 ‘미스터트롯’에서 ‘7인의 최종 순위 발표’를 하던 날 밤이었다.

그렇게 알게 된 가수 김호중은 ‘트바로티’라는 애칭을 얻으며 인기를 더해 간다. 전 여친이 그를 두고 ‘유난히 뒷담화를 좋아한다’고 주장하는 등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사실 ‘뒷담화’는 듣기 불편한 낱말이다. ‘당사자가 없는 자리에서 그 사람을 헐뜯는 행위나 그런 말’을 뜻한다. 우리말과 일본말이 결합한 ‘뒷+다마’에서 뒷담화로 바뀌었다고 본다.

당구를 치는 사람들은 ‘뒷다마’를 잘 안다. 처음 치려고 했던 대로 맞지 않고 빗나간 공(다마)이 돌아와서 맞는 것을 가리킨다. 친 사람은 멋쩍지만 솔직히 기분이 좋다. 하지만 상대편은 억울하다. 이 공 하나로 판 전체의 흐름이 바뀔 수도 있어서다. 이 때문에 ‘다마’를 ‘머리’라는 뜻의 일본어 ‘아다마’로 여겨 ‘뒤통수치다’로 해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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