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irth, 탄생)와 D(Death, 죽음)의 사이에는 C(Choice, 선택)가 있다고 합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매일 매 순간 무엇인가를 선택하면서 살아갑니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당연히 그 사람의 삶의 궤적이 달라집니다. 의식을 하면서 선택하기도 하고 때로는 무의식중에 선택하기도 합니다. 무수히 반복하는 선택은 습관이 되어 많은 경우 의식하기보다는 무의식적으로 선택을 합니다. 선택지가 적당히 많으면 삶이 더욱 풍요로워집니다. 여기서 말하는 적당히는 서너 가지 정도를 의미합니다. 너무 많은 선택지는 혼란을 가중시키고 선택을 하는데 어려움을 가져다줍니다. 마치 물건을 사러 시장에 가서 보니 너무 가짓수가 많으면 한 가지도 고르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정신없이 쏟아져 나오는 신기술은 우리의 선택지를 넓혀줍니다.
수년 전 나라마다 직업의 종류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통계를 본 적이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그 숫자가 달라졌고 계속해서 변하기 때문에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지만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그 통계는 우리나라 직업은 23,000개이고 일본은 28,000개 그리고 미국은 32,000개였습니다. 인구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선진국은 직업의 개수가 많고 후진국은 직업의 숫자가 적습니다. 지구상 인구가 가장 많은 중국이나 인도는 우리보다 오히려 직업의 숫자가 적습니다. 다시 말하면 선진국에는 직업이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각자 하는 일이 다릅니다. 하지만 후진국에서는 서로 비슷비슷한 일을 합니다. 그 이유는 신기술을 얼마나 찾아내고 만들고 받아들였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신기술은 직업의 선택지를 이렇게 다양하게 만들어 줍니다.
인류는 20세기 후반부터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 그리고 인공지능까지 계속해서 신기술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너무나 다양하게 쏟아져 나오는 신기술을 미처 따라잡기도 버겁습니다. 무섭도록 빠르게 발달하는 신기술은 우리의 직업 세상의 환경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습니다. 20세기 중반에 태어났던 사람들은 여전히 이런 신기술을 받아들이는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하지만 20세기 후반에 태어난 MZ세대는 다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MZ세대를 아예 다른 인류라고 부릅니다. 21세기 초에 태어난 X세대는 두말할 것도 없이 신기술을 몸에 달고 태어납니다. 따로 익히지 않아도 이미 몸에 배어 있다고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할 것입니다. 기성세대 중에서도 경험과 신기술을 접목하면서 세상을 슬기롭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결국은 각자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선택은 습관입니다. 어려서부터 자주 선택하면서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면 조금씩 실패는 줄어들고 성공의 빈도는 늘어납니다. 평소에 선택을 자주 하지 않는 사람은 중요한 타이밍에 이르러 결정하지 못하고 머뭇거리게 됩니다.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간극은 점차 벌어지게 됩니다. 신기술을 만들어 내는 사람은 소수이지만 그것을 받아들여 자신의 몫으로 활용하는 사람은 다수입니다. 경쟁력은 결국 신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여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마치 공중제비를 하기 위해 도움닫기를 하듯이 신기술은 개인의 역량을 업그레이드하는데 큰 힘이 됩니다. 매일 별로 선택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선택할 일이 없습니다. 반대로 무슨 일이든 집중해서 신기술을 통해 선택하기를 즐기면 점점 선택지가 넓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