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동물이라 일컫는 인간은 일생을 통해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살아갑니다. 그냥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사람을 만납니다. 개인적으로 만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룹으로 만나는 사람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포럼이나 세미나에서 만나는 사람도 있습니다. 만나면 좋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만난 후 별로 기분이 좋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가끔 만날 때보다 헤어질 때 좋은 사람도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만의 독특한 품격이 있습니다. 품격은 타고나기도 하고 세상을 살아가면서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지식이 많고 사회적 지위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고품격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이런 사람을 우리는 자주 언론 매체를 통해 보게 됩니다. 자신이 어떤 품격을 지닌 사람인지를 깨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나면 좋은 사람은 항상 새로운 이야기를 꺼내 놓는 사람입니다. 고리타분하게 옛날이야기만 되풀이하는 사람은 별로 환영받지 못합니다. 과거보다는 미래를 이야기하는 사람은 생동감이 있습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미래지향적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은 젊어 보입니다. 독서와 글쓰기를 열심히 해서 내공을 가지고 있지만 결코 자랑하지 않고 겸손합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경청합니다. 남이 말을 할 때 추임새를 넣으며 장단을 맞춰 줍니다. 다른 사람의 좋은 일에 함께 기뻐해 주고 슬픈 일에 함께 슬퍼하며 위로해 줍니다. 토론학교 박보영 교장은 그런 분입니다. 초등학교 교장을 퇴직한지 십수 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는 우리나라 대립토론의 선구자로 지난 30년 동안 대립토론의 정착을 위해 애써 왔습니다.
그는 대립토론에 관한 책을 12권이나 출간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필자가 스마트폰과 SNS를 코칭 했는데 그는 필자만 보면 민망하게도 사부라고 부릅니다. 건강을 위해 열심히 걷다가 스페인 산티아고를 다녀오고 제주도에서 통일전망대까지 국토 종단 걷기도 했습니다. 그를 만나면 언제나 필자도 새 힘을 얻습니다. 서울과 광양을 오가며 강의하고 집필하고 걷기를 하는 것이 그의 일상입니다. 필자에게는 삶의 모본이 되는 분입니다. 만날 때보다 헤어질 때 좋은 사람은 다른 사람의 필요를 간파하고 어떻게든 도움을 주려고 합니다. 열심히 남을 도와주면서 오히려 더 많은 도움을 받게 됩니다. 반면에 부정적인 말을 입에 담고 다니는 사람이 있습니다. 무슨 말을 해도 처음에는 그렇지 않은데 조금씩 부정적인 방향으로 대화를 이끌어 갑니다.
그런 사람을 만나고 나면 뒤끝이 개운하지 않습니다. 다시 만나고 싶지 않습니다. 문제는 정작 자신은 그런 사람인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생각을 지나치게 강요하거나 남을 가르치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코칭을 오랫동안 해온 필자가 자주 범하는 실수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조심하고 있습니다. 너무 과묵하거나 근엄한 표정을 짓는 사람도 환영받지 못합니다. 완벽증을 가진 사람은 인기가 없습니다. 조금 허술해 보이고 말이 어눌해도 진심으로 대화를 하고 미안하다고 하고 감사하다는 말을 자주 하는 사람이 인기가 있습니다. 자주 작은 것 하나라도 가져와 나누어주려는 성향의 사람이 사랑받습니다. 대화 중에 남을 비방하고 헐뜯는 사람을 싫어합니다. 결국 만날 때보다 헤어질 때 좋은 사람이 되려면 평소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 말과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