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가 학교 교육과 일반 강연 시장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았다.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으로 인해 우선 사람을 모으고 만날 수 없으니 동영상 강의나 화상 강연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일부 교사들과 강연자들이 동영상 강의는 그나마 해 본 경험이 있었지만 실시간 화상 강연이나 수업은 거의 하지 않았다. 전통적으로 교육과 강연은 직접 수강자를 대면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우리 사회에 깊숙이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모든 교사와 강연자의 생각이 크게 달라졌다. 교육과 강연을 반드시 대면해서 만나지 않아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교사들과 강연자들은 동영상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비대면 교육과 강연의 전부 라고 착각하고 있다.
얼마전 K 작가와 필자는 최근 요즘 한창 뜨고 있는 화상회의 서비스 줌(Zoom)으로 전국 강사 화상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전염병 확산으로 속수무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강사들에게 줌 사용법과 화상 강연 노하우를 공유하고 C 모바일 화가와 K 교사의 생생한 화상 수업 및 강연 사례도 들려주었다. 제주, 부산, 울산을 포함해서 많은 전국 강사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가했고 짧은 시간에 모두 소화할 수 없어서 2차 화상회의를 예약해 놓고 있다. 온라인 화상 강연은 오프라인 강연과는 사뭇 다르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앞에 앉아서 얼굴을 보여주며 파워포인트나 사진 또는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참가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주의를 끌 수 있는 경광등이나 실로폰, 스톱워치, OX 카드 등 다양한 소도구도 준비하는 것이 좋다.
O2O는 Online to Offline 또는 Offline to Online의 약자이지만 교육과 강연에서는 이 두 가지를 병행해서 활용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오프라인 스타일의 강연자나 교사가 온라인에서도 통할지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느냐에 달려 있다. K 작가는 모두가 코로나19로 인해 지금껏 어디까지 뛰어왔는지에 상관 없이 출발점에 일렬로 다시 서게 되었다는 표현을 했다. 맞는 말이다. 이제 모두가 다시 시작해야 한다. K 작가처럼 연 300회 이상 오프라인 강연을 했던 사람이나 이제 막 시작하는 사람이나 일제히 다시 출발해야 한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오히려 잘 되었다고 생각하는 게 마음이 편하다. 다만 온라인 수업과 강연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깊이 생각하고 자신만의 필살기를 준비해야 한다.
필자는 3년째 다산동 J중학교 1학년 자유학년제 교사로 창직반을 지도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개학이 계속 연기되다가 2주 전부터 줌을 이용한 화상회의 방식으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지금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은 2007년에 태어났는데 그 해는 스티브 잡스가 스마트폰을 처음 세상에 선보인 해이다. 그래서 그런지 줌 수업을 하기 전 일대일로 사용법에 대해 줌으로 테스트 했는데 성인들에 비해 아주 빠르게 적응했다. 역시 디지털 원주민 답게 말이다. 벌써 두 번의 수업을 하고 보니 학생들도 처음에는 낯설어 했지만 이제는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교사와 강연자들은 기존의 오프라인 방식의 수업과 강연이 온라인 화상대면 방식으로 할 때는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고 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 앞으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해야 살아 남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