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력(觀察力, observation)이란 사물이나 현상을 주의하여 자세히 살펴보는 능력을 말합니다. 유명 작가나 전문가들은 모두 대단한 관찰력의 소유자들입니다. 독서는 두말할 필요조차 없이 관찰력을 키우는 데 아주 크게 기여합니다. 사물이나 세상의 이치를 그냥 흘려버리지 않고 과연 왜 그럴까를 곰곰이 관찰하는 가운데 호기심이 발동하고 창의력이 생깁니다. 책은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다양한 시각이나 통찰을 거쳐 활자로 옮긴 것입니다. 책을 읽으면 저자의 주장을 듣게 되고 그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됩니다. 꾸준히 다양한 저자들의 책을 읽다 보면 점점 다양한 관점을 경험하게 되고 이윽고 관찰력을 가진 사람이 됩니다.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부분만 보지 않고 속내를 살피게 되는 능력을 갖게 됩니다.
현대인들은 대체로 관찰하기를 꺼려 합니다. 도무지 생각을 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저 주어진 대로 즐기며 살아보겠다는 의지가 더 강합니다. 반면에 작가와 전문가는 그렇지 않습니다. 가능하면 한 가지라도 놓치지 않고 관찰하고 생각에 생각을 더하며 새로움을 이끌어냅니다. 아주 작은 곤충 하나를 관찰하면서 그것을 소재로 장편소설을 쓰기도 합니다.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는 <변신>에서 어느 날 갑자기 벌레로 변해버린 자신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표현했습니다. 너무나 리얼하게 묘사한 탓에 그 소설을 읽고 한동안 필자는 멍해지기도 했습니다. 바로 이런 게 관찰력의 힘입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Bernard Werber)의 <개미>라는 소설도 마찬가지입니다.
관찰력은 책을 선택할 때부터 발휘됩니다. 그리고 책이 일단 선택되면 본격적으로 관찰력이 총동원되어 책을 전후로 살피며 읽어내려갑니다. 단순히 읽는데 그치지 않고 그 속에서 핵심 포인트를 끌어내고 가공해서 재구성하는 작업을 하게 됩니다. 책의 구성 자체가 관찰력의 모델입니다. 저자와 출판사가 함께 합작해서 출간한 관찰력의 결과물이기 때문이죠. 관찰력을 키우기 위해 우리는 어릴 적부터 훈련해야 하지만 정규 학교에서는 이런 것은 가르치지 않습니다. 그냥 관찰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에 그치고 맙니다. 결국 관찰력을 키우는 것은 각자의 몫입니다. 관찰력을 키우기 위한 방편이 여러 가지 있겠지만 지금까지 필자는 독서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은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관찰력 키우기라는 목적 하나만으로도 독서해야 할 이유가 충분합니다. 하지만 그 중요성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깨닫지 못합니다.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독서의 중요성도 간과하게 됩니다. 같은 분량의 시간을 들여 독서를 해도 관찰력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것만큼 깨달으면서 자연스럽게 관찰력도 커져 갑니다. 자녀들에게 세상을 좀 더 지혜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일깨워주려면 아주 어려서부터 관찰력을 키워주는 독서를 권하고 지도해 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머릿속에 무엇을 하나 더 집어넣는 것보다 스스로 깨닫는 과정을 통해 시나브로 성숙해집니다. 독서를 통한 관찰력 키우기는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덕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