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수학자로 살아온 저자가 수학이란 안경을 끼고 세상을 관찰하며 쓴 독특한 책이다. 고대 수학자들은 하나같이 철학자였다. 저자도 철학자이다. 수학은 수의 학문만이 아니고 인간사를 모두 아우르는 학문이다. 엄격한 경북 안동의 가정에서 자란 저자는 선친의 가르침으로부터 시작해서 세상을 바르게 살아보려는 몸부림을 치며 평생 살아왔다. 편지 봉투는 나중에 수신자가 편하게 뜯어볼 수 있도록 붙여야 한다. 공중목욕탕에서 중학생에게 좀 더 부드러운 말투여야 했다. 일본의 작은 유치원에서 본 현관의 신발의 위치. 어울리되 같지는 않는 화이부동. 알 권리와 모를 권리. 우리는 모든 것을 빌려서 산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 비빔밥 철학 등등. 에피소드 하나하나에 재미와 교훈과 감동을 모두 담았다. 2장에서는 12년 전 먼저 떠나버린 부인에게 쓴 편지는 독자로 하여금 눈물이 핑돌게 하는 수학자의 애틋한 사랑이 듬뿍 담겨있다. 대학교 2학년 때 학비를 벌기 위해 입주 과외교사로 중학교 2학년 부인을 만나 50년을 함께 살았지만 부인은 선생을 배우자로 만나 한번도 “여보”라고 불러보지도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저자는 배운지 얼마 되지 않은 모바일 그림을 직접 용감하고 멋지게 그려 책 표지와 중간중간에 넣었다. 이 책을 통해 그의 결론은 세상사 모두가 생각하기에 따라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