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울음, 그 하나의 소리
분만실 문이 열리고, 아기의 첫 울음소리가 터져 나옵니다. 열 달을 뱃속에 품었던 그 생명이 마침내 세상에 나오는 순간, 엄마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합니다. 손가락 열 개, 발가락 열 개, 그 작은 몸짓 하나하나가 전부 탄복의 대상이 됩니다. 그런데 바로 그 감탄의 자리에서, 누군가는 완전히 다른 것을 봅니다. 기저귀가 조금만 더 편했으면, 배냇저고리가 조금만 더 부드러웠으면 하고 아쉬워하던 어느 엄마는 그 아쉬움을 손으로 옮겨 육아용품을 만들었고, 오늘 그것은 하나의 사업이 되었습니다. 같은 울음소리 앞에서 누군가는 그저 눈물을 흘렸고, 누군가는 새로운 일을 발견했습니다. 그 차이를 만든 것은 재능이 아니라 감탄의 깊이였습니다.
감탄이란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 탄복하는 것입니다. 그 감탄이 자라 마음을 움직이는 자리까지 이르면, 그것을 감동이라고 부릅니다. 감탄은 감동의 씨앗이고, 새로운 일은 그 감동이 자라난 열매입니다.
창직은 없던 시장을 억지로 만드는 일이 아닙니다. 이미 존재하지만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았던 불편과 필요를 먼저 알아채고, 그 자리에 자신의 일을 심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웬만한 일에는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하루를, 아니 일주일을 되짚어 보아도 진심으로 탄복했던 순간 하나를 떠올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감탄이 무뎌지면, 그 자리에 있던 기회도 함께 지워집니다. 감탄할 줄 아는 사람만이 없던 일을 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 다시 그 감탄을 되찾아 새로운 일로 연결할 수 있는지, 세 가지로 정리합니다.
첫째, 눈높이를 낮추면 시장의 빈틈이 보입니다
새로운 일이 보이지 않는 것은 시장에 기회가 없어서가 아닙니다. 스스로 세워 둔 기준이 너무 높기 때문입니다. 웬만한 불편이 아니면 문제로 여기지 않고, 웬만한 아쉬움이 아니면 눈여겨보지 않는 기준을 세워 두면, 주변에 널려 있는 기회는 조금도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기준이 높은 사람에게는 세상의 사소한 불편이 그저 당연한 일이 되고, 당연한 것 앞에서는 새로운 일이 태어나지 않습니다.
오랜 시간 사람들의 커리어 전환을 지켜보면서 확인한 사실이 있습니다. 새로운 일을 만들어 낸 사람들은 대부분 특별한 발견을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누구나 지나치는 사소한 불편 앞에서 걸음을 멈춘 사람들이었습니다. 시니어를 위한 디지털 교육을 시작한 어느 은퇴자는, 부모님이 키오스크 앞에서 쩔쩔매는 모습에 마음이 움직여 그 자리에 자신의 일을 세웠습니다. 기준을 낮추자, 없던 시장이 새로 생긴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거기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을 뿐입니다.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하루를 마치며 오늘 마음이 움직였던 불편 하나, 아쉬움 하나를 짧게 적어 보십시오. 크기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 기록이 쌓일수록 기준선은 조금씩 낮아지고, 낮아진 그만큼 세상은 새로운 일의 씨앗으로 채워집니다.
둘째, 먼저 감탄해 본 사람만이 새로운 업을 만듭니다
창직에서는 흔히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상품과 서비스를 최우선 목표로 삼습니다. 그러나 감동은 감탄이 자라난 결과물입니다. 스스로 감탄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은, 소리를 낸 적 없는 종이 다른 종을 울리려는 것과 같습니다. 종이 먼저 울려야 그 울림이 옆의 종으로 건너갑니다.
1인 기업으로 27년을 걸어오며 만난 사람들 가운데, 오래 살아남은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자신이 만드는 상품이나 서비스 앞에서 스스로 먼저 탄복할 줄 아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좋은 재료를 만날 때마다 진심으로 감탄하는 요리사의 음식에는 그 감탄이 고스란히 스며들고, 손님은 그 앞에서 감동을 받습니다. 반대로 자신이 만든 것 앞에서 아무런 떨림이 없는 사람의 상품에는, 그 무심함마저 그대로 담깁니다. 감탄은 숨겨지지 않고, 감탄의 부재 또한 감추어지지 않습니다.
실천은 하루 한 번으로 충분합니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일, 지금 하고 있는 업무 속에서 스스로 감탄할 지점을 의식적으로 찾아보십시오. 스스로 먼저 울려 본 사람만이, 비로소 다른 사람을 울리고 그 울림으로 새로운 일을 세울 자격을 얻습니다.
셋째, 감사와 존경의 뿌리에서 새로운 일이 태어납니다
감탄은 감사하는 마음과 존경하는 마음이라는 두 개의 뿌리에서 자라납니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주어진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존경할 줄 아는 사람은 타인의 수고와 존재를 가볍게 지나치지 않습니다. 이 두 뿌리가 깊이 내린 자리에서, 새로운 일의 아이디어는 억지로 짜내지 않아도 저절로 피어납니다.
경력 전환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늘 권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자신이 지나온 일터에서 감사했던 순간과 존경했던 사람 한 명씩을 떠올려 보라는 것입니다. 그 감사와 존경의 자리에는 언제나 누군가의 수고와 어려움이 함께 있었고, 그 어려움을 덜어 주고 싶다는 마음이 새로운 일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감사와 존경에서 시작된 감탄 한 조각이, 결국 한 사람의 다음 직업을 만든 셈입니다.
방법은 하루 한 줄의 기록으로 충분합니다. 오늘 감사했던 사람 한 명, 존경하게 된 순간 한 장면을 적어 보십시오. 이 기록이 쌓일수록 새로운 일의 씨앗은 특별한 날에만 찾아오는 손님이 아니라, 매일의 삶 속에 머무는 습관이 됩니다.
다시, 그 울음소리 앞에서
눈높이를 낮추어 시장의 빈틈을 찾고, 먼저 감탄해 본 뒤에야 남을 감동시키며, 감사와 존경을 뿌리 삼아 새로운 일을 피워 내는 것 – 이 세 가지가 쌓일 때 감탄은 비로소 새로운 일로 자라납니다.
분만실에서 첫 울음소리를 듣던 그 순간을 다시 떠올려 보십시오. 누군가는 그 앞에서 눈물만 흘렸고, 누군가는 그 앞에서 없던 일을 보았습니다. 그 차이는 재능이 아니라 감탄의 깊이에서 갈렸습니다. 창직은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드는 일이 아닙니다. 이미 세상에 있지만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았던 자리를, 감탄할 줄 아는 눈으로 먼저 발견하는 일입니다. 감탄이 없으면 새로운 일도 없습니다. 그리고 그 새로운 일은, 오늘 당신이 오래 들여다보는 작은 것 하나에서 시작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