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위험하다

전문가(專門家, expert)란 어떤 분야를 연구하거나 그 일에 종사하여 그 분야에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무슨 일에 정통하여,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으며,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갖췄다고 사회에서 인정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구나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서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고 듣고 보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이런 전문 직업이 올해 초 세상을 뒤흔들고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인해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제까지는 어느 정도 학문적으로 지식을 습득한 후 풍부한 경험을 쌓아 전문가의 반열에 오르기만 하면 당연히 어디서나 대접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챗GPT나 마이크로소프트의 빙(Bing) 또는 구글 바드(Bard) 등과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은 그런 전문가보다 더 빠르고 쉽게 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제까지 인공지능 로봇이나 자동화 기기는 사람이 하는 단순 작업을 대체하는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또한 위험하거나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을 대신해 주는 정도로 인류는 사용해 왔습니다. 그렇지만 이번에 나온 생성형 인공지능은 프롬프트(prompt) 창을 통해 마치 사람과 대화를 하듯 질문을 하면 빠른 시간 내에 응답(response) 하는 방식입니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응답은 인류가 축적해 둔 방대한 데이터를 정리하고 요약해서 응답하기 때문에 사람이 일일이 인터넷을 검색하고 도서관에서 책을 찾거나 관련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따로 공부를 해야 할 필요가 줄어들었습니다. 학사 수준을 넘어 적어도 석사나 박사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제공합니다. 물론 최고의 응답을 얻기 위해서는 생성형 인공지능의 메커니즘을 제대로 이해한 수준높은 질문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런 이유로 시장에서는 이미 최고의 연봉을 제시하며 프롬프트 엔지니어(prompt engineer)를 두루 찾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의 원만한 소통을 하기 위해 많은 노력해 왔습니다. 앞으로는 사람뿐 아니라 생성형 인공지능과의 소통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초유의 관심 분야가 될 것입니다. 사람과의 소통을 위해 대화하는 법을 익혔다면 이제는 생성형 인공지능과의 소통을 위해 질문을 연구하고 대화하는 법을 배우고 익혀야 합니다. 다양한 응답을 얻기 위해 구글 번역이나 파파고(papago)도 잘 사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구글이나 네이버와 같은 검색 엔진과는 전혀 다릅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하면서 인간과 인공지능이 서로 배우고 익히는 방식입니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정답을 제공하지는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원하는 답은 우리 스스로 찾아야 합니다.

아는 만큼 보입니다. 전문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이 생성형 인공지능을 잘 다룬다면 금상첨화입니다. 자신의 전문 분야를 인공지능에게 빼앗길 것이라고 걱정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자신의 전문 분야를 인공지능에게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생성형 인공지능을 잘 다루는 사람에게 자신의 분야를 빼앗기게 될 것입니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전문가는 위험합니다. 겸허하게 신기술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신중하게 고민하면서 자신이 그 분야의 최고의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되어야 합니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인류에게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위기의식을 느끼면 기회를 포착하게 됩니다. 지금이야말로 새롭게 자신의 전문 분야를 재정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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