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벗(pivot)이란 본래 스포츠 용어로 몸의 중심축을 한쪽 발에서 다른 쪽 발로 이동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농구나 핸드볼에서 주로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피보팅(pivoting)이란 말이 자연스럽게 비즈니스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트렌드나 바이러스 등 급속도로 변하는 외부 환경에 따라 기존 사업 아이템을 바탕으로 사업의 방향을 다른 쪽으로 전환하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 모두가 잘 아는 페이스북은 처음에 하버드대 기숙사에서 누가 가장 예쁜 여학생인가를 찾아내는 재미로 시작한 놀이였는데 이제는 누구나 가입해서 친구들과 즐기는 플랫폼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유튜브도 처음에는 남녀가 서로 만나는 데이팅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모두가 열광하는 최고의 동영상 플랫폼이 되었습니다.
아마존도 다르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책을 배달하는 작은 회사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세계 굴지의 물류 회사가 되어 엄청난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이렇게 규모가 큰 회사만 피보팅이 필요한 건 아닙니다. 1인 기업도 빠르게 변화하는 주변 환경과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피보팅을 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직업을 찾아내어 자신만의 평생직업으로 삼는 창직에서도 피보팅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자신이 지금까지 해왔던 일을 중심으로 피보팅을 할 수도 있고 전혀 해보지 않은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 끊임없이 피보팅을 염두에 두고 비즈니스 모델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작업을 할 수도 있습니다. 남을 무작정 따라 하지 않고 피보팅으로 새로운 직업을 찾아내는 겁니다.
방식을 바꾸거나 순서를 변경하는 것만으로도 피보팅이 가능합니다. 창직의 아이콘인 스마트 잡스도 무에서 유를 창조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남의 것을 훔치거나 베낀 후 피보팅을 통해 전혀 다른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탁월한 능력이 그에게 있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을 태우지 못하는 비행기를 개조해서 화물을 실어 나르기도 하고 PC 방에서 음식을 만들어 배달하는 방식으로 피보팅을 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과학 기술이 발전하고 인공지능 로봇이 나오는 판국에 무슨 수로 새로운 직업을 찾느냐며 일찌감치 포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많은 직업이 사라지고 있지만 동시에 많은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피보팅으로 파생 직업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피보팅 활용 능력은 얼마나 머리가 높은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투자를 많이 해야 하는 것과도 무관합니다.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행력으로 옮길 때 본격적인 피보팅이 시작됩니다. 다양한 경험을 새로운 아이디어와 접목하면 피보팅 활용 능력이 살아납니다. 무엇이든 포기하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습니다. 끈기를 가지고 도전할 때 피보팅 능력도 점차 커집니다. 나이 들어 새삼 무슨 새로운 일을 할 것인가 두려워하지 말고 두 팔 걷어붙이고 피보팅으로 한번 도전해 보면 어떨까요? 물론 처음부터 갑자기 피보팅 능력이 나타나지 않겠지만 꾸준히 노력하면 조금씩 자신감이 생깁니다. 돈을 투자하는 것부터 생각하지 말고 생각의 힘과 무자본으로 시작하는 피보팅을 적극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