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collar)는 양복이나 와이셔츠 따위의 목둘레에 길게 덧붙여진 부분을 말합니다. 블루칼라(blue collar)는 생산직에 종사하는 육체노동자를 뜻하며 그들이 푸른 작업복을 입은 데서 유래합니다. 화이트칼라(white collar)는 사무직에 종사하는 노동자인데 푸른 작업복을 입는 육체노동자와 달리 흰 와이셔츠를 입기 때문에 생긴 말입니다. 골드칼라(gold collar)는 명석한 두뇌와 기발한 상상력으로 자발성과 창의성을 발휘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내고 정보화 시대를 이끌어 가는 능력 있는 전문직 종사자입니다. 정보 통신, 금융, 광고, 서비스와 인공 지능을 비롯한 첨단 기술 관련 분야에서 최근 들어 급부상하는 직업인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지난 산업화 시대에는 소수의 골드칼라가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를 이끌었습니다.
필자의 첫 직장은 지금은 이미 사라져버린 경남 창원에 있는 삼미특수강이었습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입사한 필자는 사무직이었지만 블루칼라 복장을 하고 매일 출근했습니다. 회사의 모든 규정은 밤낮없이 3교대로 일하는 블루칼라에 맞춰져 있었지요. 심지어 식당에서는 하루 세끼 모두 밥과 미역국을 제공했는데 국수를 아주 좋아하는 필자였지만 한 번도 회사에서 국수를 먹어 본 적이 없습니다. 국수를 먹고는 블루칼라 생산직 노동자들이 일을 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매일 입는 옷이 푸른색의 작업복이기 때문에 옷에 대한 패션 감각도 전혀 없었습니다. 나중에 일모작 직장을 퇴직하고 나서 강연을 하고 코칭을 하면서 새삼 옷에 관심을 가졌지만 감각을 찾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나마 아내가 거의 10년 동안 코디 역할을 해 준 덕분이죠.
미래는 골드칼라 시대입니다. 예전에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가 했던 단순노동은 모두 인공지능 로봇이나 러닝 머신(learning machine)이 대신하게 됩니다. 지금도 직장을 퇴직하고 이모작을 시작하는 분들은 골드칼라로 일하면서 평생 직업을 찾아야 합니다. 골드칼라가 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자신이 하려는 일이 호기심을 가지고 창의성을 발휘하는 일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당장 아무리 각광을 받는 일일지라도 누군가 대신할 수 있는 일이라면 다른 사람이나 인공지능 로봇에게 레버리지(leverage) 해야 합니다. 레버리지는 타인의 시간과 재능과 노력을 돈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야 하는 골드칼라는 꾸준히 자기 계발을 해야 합니다. 이제까지 남이 시키는 일을 했다면 이제부터는 다른 사람에게 일을 시킬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막연하게 어떻게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는 급변하는 세상을 따라잡기도 힘듭니다. 오히려 세상을 앞서 나가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지혜는 생각에서 출발합니다. 생각하기 위해서는 무엇인가 생각할 거리를 집어넣어야 합니다. 독서가 바로 그것입니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다양한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라는 프로세서를 풀가동해야 합니다. 읽고 보는 것에 그치면 안 됩니다. 생각을 했다면 그것을 말과 글로 표현하는 과정이 요구됩니다. 아무리 많은 책을 읽어도 글로 쓰지 않으면 공중에 바람이 흩날리듯 어느새 날아가 버립니다. 풍선에 실을 달아 말뚝에 매듯 생각을 글로 표현하면서 말뚝에 매야 합니다. 과거에 블루칼라였든지 아니면 화이트칼라였든지는 이제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제부터는 골드칼라로 변신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