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케이션(workcation)이란 일을 뜻하는 work와 휴가를 뜻하는 vacation의 합성어로 일을 하면서 휴가를 동시에 즐기는 근무 형태를 의미하는 신조어입니다. 이는 원격 근무의 한 형태로 휴가지에서 휴가와 업무를 병행하는 방식입니다. 지난 3년 동안 코로나 팬데믹이 지구상을 덮친 후 재택근무를 허용하는 기업이 많아졌습니다. 반드시 대면해서 일을 해야만 한다는 고정 관념이 여지없이 깨어지고 이제는 기업이 얼마든지 비대면 방식으로도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주로 온라인 비즈니스를 하는 1인 기업가들은 굳이 비싼 도심지에 임차료를 지불하면서 사무실을 내지 않고 제주도나 휴가지에 근거지를 두고 일을 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적합한 근무 형태가 바로 워케이션입니다.
필자는 얼마 전 제주여행에서 지인 박영미 대표를 만났습니다. 올해 2월부터 제주살이를 시작한 그녀는 숙소를 서귀포 남원에 있는 어느 리조트에 정하고 서귀포 중문 근처 예래동 논짓물 부근에 제주와일드(Jeju Wild)라는 이름의 워케이션을 오픈했습니다. 일행과 함께 초대를 받고 제주와일드를 방문했는데 몇 가지 특이점을 발견했습니다. 원룸 20개의 건물을 통째로 임차해서 1개월 이상 장기 투숙 워케이션 고객만 유치합니다. 기존에 방마다 설치된 소형 TV를 모두 철거했습니다. 요즘은 실상 TV를 스마트폰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에 굳이 TV를 설치해야 할 이유도 없습니다. 조금만 걸어가면 바다를 만날 수 있고 독서와 사색을 할 수 있는 자연환경을 곁에 두고 TV 시청을 하는 것은 시간 낭비입니다. 그래도 굳이 TV가 있어야 한다는 분들에게는 호텔로 가시라고 권한답니다.
더욱 특이한 점은 박영미 대표가 함께 일을 하는 CEO가 만 16세 아주 젊은 청년이었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50대인 박 대표와 다른 한 분이 계획을 세운 후 CEO의 의견을 듣고 실행에 옮긴다는 데 TV를 철거하거나 어떤 물건을 어디에 두거나 하는 것 모두가 CEO와 상의해서 나온 결과라고 합니다. 한마디로 놀라운 의사결정 방식입니다. 박 대표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오랫동안 온라인 관련 일을 해 본 경험에서 나온 발상입니다. 거기에 워케이션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접목하고 젊은 CEO와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것입니다. 나이 차이는 세대 차이가 아닙니다. 생각의 차이도 세대 차이가 아닙니다. 젊은이에게 배우는 역멘토링을 충분히 활용하면 얼마든지 세대 차이를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박 대표는 건물의 1층 공간을 활용하여 강좌나 공연을 할 수 있도록 꾸미고 있습니다.
1층은 소통을 위한 공간이 되는 겁니다. 거기서 모바일 미술 강좌를 열거나 인문학 강의도 계획하고 있답니다. 동시에 옥상도 소통의 공간이 될 거랍니다. 필자는 이미 워케이션의 개념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필자와 함께 박 대표를 방문했던 몇몇 지인들은 전혀 몰랐다고 합니다. 특히 필자가 늘 강조하고 있는 1인 창직은 워케이션 방식으로도 얼마든지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제주와일드가 있는 장소는 제주공항에서도 멀지 않고 중문과 모슬포도 가깝습니다. 워케이션을 하면서 대면해야 하는 경우에는 비즈니스 상대를 제주와일드로 초대하거나 제주공항에서 미팅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1990년 대에 도시국가 싱가포르는 창이공항 부근에 컨벤션을 크게 지어 놓고 전 세계 비즈니스맨들을 초청해서 활발하게 비즈니스를 했던 사례도 있습니다.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휴가지에서 워케이션에 도전해 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