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2022.10.06) 양평 하이패밀리 자연장지에서 부모님 추모예배를 드린 후
송길원 목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추모의 품격>
1만 불까지는 ‘성실’, 2만 불까지는 ‘기술’, 3만 불까지는 ‘문화’, 4만 불부터는 ‘품격’이라 한다. 그렇다면 장례나 추모도 그럴 것인가? 그렇다. 소득이 4만 불인 시대에도 1만 불 수준의 장례나 추모를 할 수 있다. 반대로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고품격의 추모를 가질 수도 있다.
나는 어제 그 품위와 품격을 보았다. 메멘토모리 기독시민연대 SD로 장례개혁을 이끄는 정은상교장(맥아더스쿨)의 가족이었다. 시간이 되어 들어서는 가족들의 옷매무새가 그랬다. 6살짜리 증손자까지도 그 대열에 참여했다. 이미 준비된 순서지에도 그 정성이 묻어났다. 모두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시간 안에 도착하였다. 서로 악수를 하고 포옹으로 맞이했다. 선교지로 떠나야 하는 사위는 일정까지 조율해 가족행사에 참여했다.
피아노가 있는 카페에서 추모의 시간이 진행되었다. 따님의 반주에 이어 평소 아버님이 좋아하시고 어머니가 좋아하셨던 찬송을 드렸다. 두 분의 신앙고백이 마음에 와 닿았다. 말씀은 내가 전했고 끝나자 마자 준비해온 두 분의 영상과 함께 회고의 시간을 가졌다. 각자의 추억을 떠올리며 울먹이기도 했고 인생을 새롭게 다짐했다. 외인으로 참석했지만 나도 가족인 것처럼 느껴져 눈시울이 붉어질 정도였다.
“두 분을 통해 하나님의 선물인 ‘가족’을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합니다.”
“아버님은 인생의 마지막, 병에 지지 않으셨지요. 끝까지 꿋꿋했고 자신의 길을 걸으셨습니다.”
“두 분은 참 정겨우셨습니다. 집에 들르면 두 분만이 아는 사인이 있었습니다. 그게 보기 좋았습니다. 두분은 부부행복을 행동으로 보여주셨지요.”
“할머님은 손자가 군대에서 휴가를 얻어 돌아올 때까지 눈을 감지 못했습니다. 손자를 보고 떠나시고 싶었던 거지요.”
“첫째도 ‘성경중심’ 둘째도 ‘성경중심’ 셋째도 ‘성경중심’의 삶을 사신 것이 유산이었습니다.”
“두 분께 미안하고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정은상장로가 고백했다.
“지금 생각하면 철없던 시절, 부끄러운 일도 많았는데 나를 감싸 안아주신 사랑을 생각하면 진짜 부끄럽습니다. 두 분께 받은 그 사랑으로 나도 내 가족들을 사랑해 살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이어 하이패밀리 경내에 놓인 새 작품을 감상하고 수목장지를 찾았다. 묘지를 돌아보며 꽃을 놓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식당으로 이동하여 오찬을 함께 했다. ‘장지(葬地)’-‘장례(葬禮)’에 이은 ‘장후(葬後)’의 품격이었다.
※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마지막 소원은 손자 윌리엄과 해리왕자의 화해였다. 그러나 여왕은 장례식에서도 그 꿈을 못 이뤘다. 신문은 보도했다. “윌리엄과 해리 왕자 끝내 ‘화해’ 안 했다.” “두 사람은 1초도 쳐다보지 않았다.”
아마 여왕도 이런 장후를 부러워 했을 것이다.
문화의 수준이 품격이고 국격입니다.
대단한 문화를 선도하시는 정은상 교장선생님 가문에 감사드립니다.
그런 문화가 대한민국을 진정한 선진국 반열에 올려 놓을 것을 소망하고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