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사전에 보면 생각이란 판단하고 기억하고 호기심을 갖는 것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결정이란 행동이나 태도를 분명하게 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생각하고 결정하는 것을 스스로 하지 않고 남에게 맡기거나 주위 눈치를 보면서 그냥 트렌드나 분위기에 따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결정하기를 주저하거나 두려워하는 것이 현대인의 모습입니다. 5년째 J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 1학년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학습 목표가 생각의 힘 키우기입니다. 아직 학기 초이긴 하지만 몇몇 학생들은 생각하는 연습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것처럼 행동합니다. 생각하고 대답을 해보라고 간단한 질문을 던져도 마냥 주저합니다. 차츰 나아지겠지만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거치며 얼마나 생각이라는 과정을 경험해 보지 않았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성인들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얼마 전에 마친 C평생학습관 메타버스 강의는 5주간에 걸쳐 메타버스란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제페토, 이프랜드, 게더타운, ZEP을 직접 실습해 보는 과정이었습니다. 어린 학생들과는 달리 성인들의 생각하지 않기는 오랜 고정 관념에 사로잡혀 호기심을 발전시키지 못합니다. 시대가 변하고 새로운 플랫폼들이 등장하면 먼저 편견과 고정관념부터 버려야 하는데 이게 참 어렵습니다. 수십 년을 살아오는 동안 경험했던 것으로만 생각하고 결정하려고 하니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입으로는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합니다. 결국 생각도 결정도 끊임없이 반복하는 과정에서 습관이 됩니다. 왜냐하면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어느 날 갑자기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결정하는 경우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결정하게 될까요? 일상에서 매 순간 공중에 날아다니는 자신의 생각을 멈추고 어딘가에 붙들어 매야 합니다. 필자는 13년째 매주 칼럼을 씁니다. 토요일 오후부터 시작해서 이번에는 어떤 주제로 칼럼을 쓸까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제목이 떠오르면 생각이라는 프로세서를 가동하기 시작합니다. 생각은 깨어 있을 때 시작하지만 잠자리에 들어서도 계속됩니다. 꿈속에서도 생각은 이어집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밤새 꼼꼼히 생각했던 내용을 구글 문서에 옮깁니다. 초안이 작성되면 일단 멈추고 다른 일을 합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다음에 다시 작성했던 초안을 꺼내어 차근차근 살펴봅니다. 주제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부분적으로 수정하거나 대폭 수정을 하기도 합니다. 완전한 글은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히면 칼럼을 완료합니다.
결정 장애는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성격을 표현하는 신조어라고 합니다. 하지만 필자는 그것이 성격의 문제라고 보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습관의 문제입니다. 매일 매 순간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선택을 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우리는 삶 속에서 이런 결정을 수없이 반복합니다. 그러면서도 그런 선택이 결정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이 이르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태도를 보입니다. 작은 일에서 맞든지 틀리든지 선택하고 결정하기를 반복하면 큰일에서도 자연스럽게 결정력을 보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선택의 연속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선택할 자유의지가 있으며 그런 선택의 결과는 온전히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이런 선택을 두려워하면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결정하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