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지수에 대한 환상을 버려라

지능지수(知能指數, Intelligence Quotient)를 과대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지능지수란 지능연령/생활연령x100이라는 도식으로 산출되는 수치인데 생활연령은 실제 연령을 말하고 지능연령이란 정신 연령을 의미합니다. 이는 1912년 독일의 정신학자 윌리엄 스턴(W. Stern)이 처음 제안한 이론입니다. 문제는 이 이론이 지금은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으며 역사적인 전례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물론 지능지수가 너무 높거나 낮은 경우에 이를 조기 발견하여 상응하는 조치를 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지능지수는 별로 효용성이 없습니다. 흔히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지능지수는 106이며 반면에 유대인들의 평균 지능지수는 겨우 94에 불과한데 상당수의 유대인들은 노벨상을 수상했지만 우리는 노벨평화상 외에는 받은 적이 없다고 하며 비교하곤 합니다.

지능지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종종 우리 아이는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한탄합니다. 지능지수가 높으면 머리가 좋고 낮으면 머리가 나쁘다는 단정적인 결론은 매우 위험합니다. 지능지수가 높은 사람들의 특징은 순발력이 뛰어난 정도로 보면 됩니다. 그것을 전체적으로 머리가 좋고 나쁨으로 가름하는 것은 어리석은 발상입니다. 암기력도 이와 비슷합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시험은 암기력을 테스트합니다. 정해진 시간 내에 많은 양의 정보와 지식을 암기해서 답안지에 옮겨 놓으면 높은 점수를 주고 당락을 결정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암기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모든 분야에서 특출한 실력을 나타낸다고 생각하면 오판입니다. 생각이란 판단하고 기억하고 호기심을 갖는 것인데 암기력은 좋지만 판단력이 부족하거나 호기심이 별로 없다면 머리가 좋다고 할 수 없습니다.

이런 지능지수에 대한 착각을 어느 누구도 자세한 내용을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어렸을 때 측정했던 지능지수로 평생 자신은 머리가 좋다 혹은 나쁘다는 선입견을 갖게 됩니다. 전 세계에서 유독 한국,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인들이 지능지수가 높은 것으로 통계가 나와 있지만 그것으로 인해 유럽 등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통계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오히려 순발력은 좋지만 인내심을 발휘하지 못해 한 분야에 집중하지 못하고 무슨 일이든 시작을 하고서도 금세 의심하고 돌아서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필자도 창직 7계명에서 이미 밝힌 바 있지만 조급하고 의심하면 평생직업을 찾아내는 창직 활동에 오히려 방해가 됩니다. 머리가 좋은 것이 무조건 핸디캡은 아니겠지만 큰일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뜻입니다.

지금은 창의력보다 적응력이 더 중요한 시대입니다. 워낙 빠른 속도로 발달하고 변화하는 과학 기술과 주변 환경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쉽게 도태되고 말기 때문입니다. 이제라도 지능지수에 대한 환상을 과감하게 깨뜨리고 버려야 합니다. 그저 한 번 정도 테스트한 것으로 만족하고 마음에 두지 말아야 합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어떻게 스스로 발상을 전환하고 변화의 시대에 적응하느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머리가 좋고 나쁜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인식을 하게 되면 조금 더 겸손한 자세로 세상을 바라보고 자신의 길을 헤쳐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 어릴 적부터 어른들로부터 자신의 머리가 좋다는 말을 듣고 그것을 굳게 믿은 결과 노력이라고는 하지 않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지능지수를 과대평가하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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