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덴만 등에서 우리 국민 보호 작전을 수행하던 청해부대가 감염병에 뚫려 조기 철수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병사들이 40도 고열에 후각 상실을 보고하자, 감기약 두 알씩 주면서 “버티라”고 했단다. 어처구니없는 건, 유증상자가 100여 명씩이나 속출할 때까지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은 보고도 못 받았다고 한다. 이 와중에 군과 방역당국은 방역 참사를 두고 책임 회피 공방에 열 올린다. 정말 어이없다.
너무 뜻밖이어서 기가 막힐 때 사람들은 ‘어이없다’ 혹은 ‘어처구니없다’고 한다. 이때 ‘어이’와 ‘어처구니’는 무슨 뜻일까. 사전은 어처구니를 ‘엄청나게 큰 사람이나 사물’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바윗돌을 부수는 농기계의 쇠로 된 머리 부분’, ‘맷돌을 돌리는 나무막대로 된 손잡이’, ‘궁궐이나 성문 등의 기와지붕에 얹는 사람이나 동물 모양의 토우(土偶)’라는 이도 있다.
‘어이’는 어처구니와 같은 뜻으로, 어처구니처럼 ‘-없다’와 함께 쓴다. “너, 가끔 얼척없게 말하더라”는 드라마 속 대사처럼 ‘얼척’과 ‘얼척없다’를 입에 올리는 이도 있다. 허나 얼척은 어처구니의 경상, 전남 지역 사투리이다. 얼척에 부정어 ‘없다’가 결합한 얼척없다도 어처구니없다의 전남 지역 사투리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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