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도는 제주올레 10-1 코스이다. 모슬포 운진항에서 배를 타고 15분쯤 가면 된다. 하지만 바람이 많이 불면 지척에 두고도 못가는 곳이기도 하다. 이번에 제주 4박5일 지내면서 가파도를 모처럼 다녀왔다. 가파도에서는 한라산, 산방산, 송악산, 군산, 모슬봉, 고근산이 모두 보인다. 지금 가파도는 청보리가 한창이다. 그래서인지 한번에 240명을 태우는 배가 30분 간격으로 하루 종일 관광객을 실어 날랐다. 일행과 함께 오전 9시에 배를 탔다. 가파도 올레는 코스가 길지 않기 때문에 얼른 다녀와서 올레 9코스를 갈 예정이었다. 올레 코스를 돌고 짬뽕이라도 느긋하게 먹으려면 2시간은 짧다. 그래서 오전 11시20분에 타야하는 배를 타지 않고 팔자 걸음으로 어슬렁 거리며 여유를 즐겼다. 배를 타러 선착장에 오니 많은 사람이 배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시에 타야 하는 배를 타지 못했기에 1시간 반을 기다린 끝에 간신히 배를 탔다. 올레 9코스를 모두 걸을 수는 없어서 박수기정의 박수만 보고 왔다. 박수는 암벽 사이에서 졸졸 물이 흘러나오는 기이한 경관이다. 아무튼 모처럼 가파도 여행 멋졌다. 하루 종일 반팔 티셔츠로 쏘다녔지만 춥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