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네 컷 카툰 만들기

나이가 들수록 말의 품격이 필요하다

나이가 들면 자연히 품격이 따라온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연륜이 쌓이면 말도 저절로 무게가 실릴 것이라 믿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세월은 지혜를 주지만, 말의 품격은 저절로 생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말이 거칠어지고, 자기중심적으로 변하고,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게 되는 경우를 흔히 봅니다. 젊었을 때는 실수해도 “아직 어리니까”라는 이해를 받지만, 나이가 들면 그 말 한마디가 인격 전체로 평가받습니다.

같은 말이라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무게가 달라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더 의식적으로 말의 품격을 가꾸어야 합니다.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매일 다듬어야 하는 훈련의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세 가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첫째, 했던 말을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흔히 “꼰대”라는 말을 듣는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본인은 새로운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미 몇 번이고 들었던 말입니다. 필자도 이런 지적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스스로는 절대 꼰대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아내가 “당신은 했던 말 또 하고 또 하고 또 한다”며 꼰대라고 단정했을 때 적잖이 당황했습니다. 억울한 마음도 잠시 들었지만, 곰곰이 되짚어 보니 정말 같은 이야기를 여러 번 반복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문제는 본인이 반복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잘 인식하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예전 기억은 선명하게 남아 있고, 최근에 무슨 말을 했는지는 흐릿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같은 이야기를 몇 번이고 새로운 이야기인 양 꺼내게 됩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같은 이야기를 하기 전에 “이 얘기 전에 한 적 있나요”라고 한 번 물어보는 습관, 혹은 상대의 표정에서 “또 그 얘기군요”라는 신호를 읽어내는 관찰력이 필요합니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이런 신호를 솔직하게 보내주기 마련이니, 그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반복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꼰대 소리에서 절반은 벗어날 수 있습니다.

둘째, 듣는 시간을 말하는 시간보다 길게 가져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경험이 쌓이다 보니 남의 말을 끝까지 듣기보다 “그거 내가 다 해봤어”라며 끼어드는 습관이 생기기 쉽습니다. 실제로 어느 모임에서 후배가 고민을 털어놓았는데, 선배가 채 두 마디도 듣지 않고 자기 경험담으로 말을 가로챈 적이 있었습니다. 후배는 자신의 고민을 제대로 말해보지도 못한 채 선배의 옛날이야기를 한참 들어야 했습니다. 그 후배는 다시는 그 선배에게 속마음을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아무리 좋은 뜻으로 한 말이라도 상대는 마음의 문을 닫아버립니다. 반면 어떤 이는 상대의 말이 끝날 때까지 묵묵히 듣고, 짧게 한마디 보태는 것으로 그칩니다. 그런 사람 곁에는 오히려 고민을 나누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모입니다. 품격 있는 말은 많이 말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듣고 난 뒤에 나오는 한마디에서 나옵니다. 말을 아끼고 듣는 시간을 늘리는 것, 이것이 나이 든 사람이 가장 먼저 익혀야 할 태도입니다.

셋째, 말에 여백과 존중을 담아야 한다

단정적으로 결론을 내리기보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만, 어떻게 보십니까”처럼 여지를 남기는 화법은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에서 나옵니다. 오랜 세월 조직을 이끌었던 한 선배는 후배들에게 지시할 때조차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싶은데” 하고 부드럽게 물었습니다. 명령이 아니라 제안의 형식을 취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그의 말은 누구보다 무게 있게 받아들여졌습니다. 강압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그 말을 따랐습니다. 반대로 “이건 무조건 이렇게 해야 돼”, “내 말이 맞아”라는 식으로 여백 없이 단정하는 말은 듣는 순간에는 힘이 있어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 반발심만 키웁니다.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경험과 판단에 확신이 커지기 마련이지만, 그 확신을 그대로 말로 옮기기보다 한 걸음 물러서서 상대의 생각을 물어보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강하게 말하지 않아도 품격 있는 말은 힘을 갖습니다. 오히려 여백을 남긴 말이 더 오래 기억되고, 더 깊이 신뢰를 얻습니다.

가장 정직한 거울

결국 말의 품격은 나이가 준 선물이 아니라, 매일의 훈련으로 만들어가는 결과물입니다. 했던 말을 줄이고, 잘 듣고, 여백과 존중을 담아 말하는 것. 이 세 가지를 꾸준히 실천할 때, 나이는 비로소 품격이라는 이름으로 완성됩니다. 그리고 이 훈련은 혼자만의 다짐으로는 완성되지 않습니다. 가장 가까운 사람의 지적이야말로 가장 정직한 거울이기 때문입니다.

아내의 “꼰대”라는 한마디가 서운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것은 밖에서는 누구도 해주지 않는 솔직한 피드백입니다.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대개 예의를 갖추느라 지적을 삼가지만, 가족은 다릅니다. 그래서 가족의 지적을 방어하기보다 감사하게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그 거울을 피하지 않고 마주할 때, 진짜 어른의 말이 시작됩니다. 나이가 들수록 목소리를 낮추고 말을 아낄 줄 아는 사람, 그런 사람이야말로 진짜 품격을 갖춘 어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