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란 감독의 《오디세이》, 3,000년의 시간을 스크린에 담다]
아이맥스 대신 일반관, 그래도 스펙터클은 그대로
2026년 8월 7일, CGV 강남에서 요즘 화제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를 관람하였습니다. 사실 아이맥스로 보고 싶었으나 예매가 여의치 않아 일반관으로 먼저 감상하였고, 조만간 아이맥스로 한 번 더 볼 계획입니다. 그럼에도 놀란 감독 특유의 웅장한 스케일과 압도적인 영상미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미리 공부하고 간 보람이 있었던 이야기
최근 오디세이 관련 책도 읽고 유튜브 해설도 여러 편 찾아본 덕분인지, 전체 스토리와 맥락을 무리 없이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트로이 전쟁의 영웅 오디세우스가 포세이돈의 노여움을 사 기나긴 방랑길에 오르고, 키클롭스와 마녀 키르케, 세이렌 같은 신화적 존재들과 사투를 벌이며 동료들을 하나둘 잃어가는 여정. 그리고 마침내 이타카로 돌아와 아내 페넬로페를 위협하던 구혼자들을 아들 텔레마코스와 함께 물리치고 왕국을 되찾는 결말까지, 놀란 감독은 이 방대한 서사를 특유의 스펙터클로 스크린에 풀어냈습니다. 역시 명불허전, 감독으로서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한 시간이었습니다.
3시간이라는 길이, 살짝 아쉬웠던 부분
다만 상영 시간이 3시간에 달하다 보니, 관람 중 저도 모르게 시계를 몇 번 힐끔거리게 되더군요.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는 구간이 분명 있었습니다. 2시간에서 2시간 20분 정도로 다듬었다면 몰입도가 더 높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3,000년 전 이야기가 지금도 유효한 이유
호메로스가 오디세이를 쓴 것이 지금으로부터 약 2,800~3,000년 전이라고 하니, 이 영화는 단순한 신화 영화를 넘어 그 시절과 오늘을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물론 신과 인간이 뒤섞이는 설정은 오늘날의 현실과는 거리가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인간사의 본질만큼은 여전히 낯설지 않았습니다.
고전을 읽을 때마다 늘 느끼는 점이지만, 인간은 3,000년 전 철학자들이 고민하던 문제들로부터 크게 벗어나지 못한 듯합니다. AI가 등장하며 삶의 방식은 완전히 달라졌지만, 피조물로서 인간이 품는 근원적인 생각과 갈등은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읽고, 다시 봐야 할 이유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였음에도, 워낙 방대한 분량에 등장인물과 도시가 많다 보니 놓친 디테일이 적지 않았을 것입니다. 조만간 오디세이 원전을 다시 한번 읽어보고, 아이맥스로도 재관람할 계획입니다. 좋은 영화 한 편 덕분에 3,000년 전 고전을 다시 마주하게 된, 뜻깊은 하루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