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文解力)은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디지털 문해력(Digital Literacy)이란 디지털화된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입니다. 지금까지 책과 경험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얻고 학교 교육을 통해 생각의 힘을 키워 왔던 인류는 디지털이란 새로운 세상에서 새롭게 경험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인류가 사용했던 아날로그 방식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양의 정보를 디지털 공간에서 학습한 신인류가 탄생했습니다. 이런 디지털 문해력을 갖춘 신인류를 성균관대 최재붕 교수는 그의 저서 <최재붕의 메타버스 이야기>에서 슈퍼 사피엔스(Super Sapiens)라고 표현했습니다. 모든 것을 검색할 수 있는 신인류는 무엇이든 빠르게 습득하고 빠르게 편집합니다. 바야흐로 진정한 슈퍼 사피엔스가 되려면 디지털 문해력을 키워야 합니다.
필자는 5년째 서울 중구 다산동 J중학교에서 1학년을 대상으로 생각의 힘 키우기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생각의 힘을 키우려면 무엇보다 검색 능력부터 갖추어야 합니다. 학기 초에 처음 만난 중학생들은 어디서 무엇을 검색해야 할지 몰라 당황합니다. 필자는 수업 시간에는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지참하도록 하고 네이버와 구글 그리고 유튜브까지 모든 앱을 활용해서 검색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처음에는 꽤 서투르지만 나중에 학기말이 되면 어느 정도 수준으로 검색하는 능력을 키우게 됩니다. 필자는 검색은 하되 검색의 결과를 100% 신뢰하는 것은 좋지 않으니 검색 결과를 토대로 스스로 생각하는 방법을 터득하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정보에는 유용한 정보가 있는가 하면 쓰레기 정보도 많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정보 중에서도 페이스북, 블로그, 브런치,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수많은 SNS 플랫폼에 올라오는 글은 모두 디지털 문해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하루에도 엄청난 양의 지식과 정보가 흘러넘치고 있는데 그 모든 글을 제대로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문해력을 어느 정도 키우지 않으면 글을 읽어도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약어를 많이 사용하는 디지털화된 글은 어학사전으로도 찾기 어려워 네이버의 지식 백과나 구글 위키피디아를 찾아가면서 읽어야 할 정도입니다. 가뜩이나 스마트폰의 보급과 압축 문장의 범람으로 아날로그 문해력이 점점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디지털 문해력까지 갖추려고 하니 온통 머리가 아플 지경입니다. 하지만 꾸준히 디지털 문해력을 갈고닦은 사람들의 역량이 결국 두각을 나타내게 됩니다.
문해력 키우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독서와 글쓰기를 해야 합니다. SNS 사용과 글쓰기도 열심히 해야 합니다. 독서와 글쓰기가 사람마다 방법이 다르듯 디지털 문해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도 사람마다 각자의 방식대로 하면 됩니다. 자신만의 디지털 문해력 키우기 방법을 꾸준히 찾아야 합니다. 새로운 과학 기술의 발달은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 냅니다. 아직은 디지털 문해력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지만 머지않아 이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와 경험을 통해 조만간 확산될 것입니다. 아날로그 문해력은 디지털 문해력에도 큰 영향을 줍니다. 자신의 문해력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스스로 평가해서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메타버스까지 나온 세상은 알면 존재하고 모르면 존재조차 알 수 없는 그런 세상입니다. 디지털 문해력은 차별화와 경쟁력을 키우는 유익한 수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