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맹률이 세상에서 가장 낮은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문자를 읽지 못하는 사람이 전체 인구의 1%에 불과하다고 하니 정말 대단한 나라다. 하지만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인 문해력은 OECD 국가 중 최하위라고 한다. 이건 뭔가 잘못 되어도 한참 잘못 되었다. 글자를 읽기는 해도 무슨 말인지 모른다면 아무 의미가 없지 않은가? 그 이유는 어릴때부터 글은 읽지만 그 뜻을 이해하는 방법을 배우거나 터득하지 못해서 그렇다. 독서를 아무리 많이 해도 그저 눈으로만 읽고 잊어버리는 우리의 잘못된 독서방법 때문이다.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책을 많이 읽는다. 저출산으로 인해 한 가정에 한 명 또는 겨우 두 명 자녀를 가진 부모는 정성을 다해 아이를 키운다. 아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사 주고 어려서부터 독서를 생활화 하라고 책도 많이 구입한다.
그러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되면 짧은 독서생활은 막을 내린다. 발등에 떨어진 불은 시험 공부를 해서 학교 점수를 올리는 일이 급선무다. 한마디로 독서해야 할 이유를 전혀 찾지 못하고 오로지 시험 공부에만 매달린다. 대학 시험이나 취직을 위해 논술 시험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시험 점수를 잘 받을지에만 관심을 쏟는다. 문해력은 생각할 겨를이 전혀 없다. 그런 세월을 십수 년 지난 다음 이윽고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 그때부터 다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전공 부문 공부와 영어 공부 등에 올인한다. 왜냐하면 직장에서 승진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직장생활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 위해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드라마나 영화 그리고 흘러가는 뉴스 거리에 심취 한다.
스마트폰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오락물을 제공한다. 조용히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차분하게 책을 읽고 뜻을 음미하는 시간은 아예 없다. 게임이나 스포츠 등 시간을 죽이는 오락거리는 차고 넘친다. 쉼없이 달리는 열차처럼 그렇게 살다가 직장에서 중도 퇴직하거나 정년 퇴직을 하고 나면 그제야 멈추게 되고 자신을 되돌아 보지만 그 때는 이미 독서는 남의 일이다. 문해력을 높이기 위해 깊이 생각하기에는 뇌세포가 오래 전부터 깊은 잠을 자고 있다. 익숙하지 않은 독서와 생각하기는 너무 힘들고 어렵다. 다른 사람을 쳐다보면 쉬워 보이는 독서생활이 자신에게는 까마득한 옛 일로 기억조차 아련하다. 그러니 자포자기하고 하루를 그냥 편하게 살아가기로 마음 고쳐 먹는다.
이런 과정을 우리는 수십 년 반복하며 살아왔다. 입시제도만 탓할 일은 아니다. 이런 와중에도 독서하고 글을 쓰고 문해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많다. 차별성은 이런 능력에 따라 좌우된다. 과연 어릴 때 시작했던 독서와 문해력 키우기는 성인이 되기까지 지속할 수 없는가? 분명히 방법은 있다. 그 방법을 각자가 찾아야 한다. 필자 주변에는 독서지도사들이 많다. 그들이 어떻게 독서를 지도하는지 잘 모르지만 독서를 통해 문해력을 높이고 진정한 독서의 참 맛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입시의 거센 요구로 인해 독서 생활이 중단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도가 요구된다. 문해력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뭐니뭐니해도 글쓰기다. 학교에서도 입시와 상관 없이 독서와 글쓰기로 문해력을 높여야 한다. 필자는 자유학년제 중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매주 글쓰기를 지도하고 있다. 독서와 문해력 높이기는 누구나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