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인간의 내면을 포착한 것이 화가로서 그의 위대함이었다면, 초라한 자신조차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인 것은 한 인간으로서 그의 위대함이었다. _1부, ‘하르먼스 판 레인 렘브란트’ 中
1부에서는 관계의 열쇠를 쥐고 있는 ‘나 자신’을 파헤친다. 오즈번의 풍속화 속 소녀의 모습은 누구에게나 있었을 위태로운 시절을 상기시키고, 로트레크의 편견 없는 시선은 어떠한 삶도 외면 받지 않음을 이야기한다. 대중의 혹평을 개의치 않고 꿋꿋이 일궈낸 앙리 루소의 독특한 화풍은 그 자체로 모든 꿈꾸는 사람에 대한 찬사이며, 렘브란트의 진솔한 자화상은 끝내 인간이 위대해질 수 있는 이유에 대해 말해준다.
결혼을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오차드슨의 작품을 추천하고 싶다. 결혼이 주는 행복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나 많으나, 불행한 결혼의 실체가 어떤 것인지를 알려주는 일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_2부, ‘윌리엄 퀼러 오차드슨’ 中
인간관계는 많은 심리적 고통을 야기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두와 단절되어 살아갈 수는 없는 일이다. 2부는 우리에게 필요한 적당한 ‘거리’에 대한 이야기다. 호퍼의 풍경화 속, 동떨어진 고독과 홀로의 자유 사이의 팽팽한 긴장처럼 말이다. 끔찍한 거미에 ‘엄마’라는 이름을 붙인 부르주아의 설치 작품은 엄마에 대한 우리의 양가적인 감정을 돌아보게 하고, 오차드슨의 풍속화는 결혼에 드리워진 환상의 휘장을 걷힌다. 벨라스케스의 그림은 인간의 품위는 결국 타인을 대하는 태도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피카소가 세잔의 영향을 받아 입체주의를 발전시켜나간 과정은 타인의 유산으로 스스로의 길을 닦아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들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결국 타인과의 관계를 어떻게 조절하는지가 나라는 인간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