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세대는 어린아이가 성장하여 부모 일을 계승할 때까지의 30년 정도 되는 기간이라고 네이버 사전에 나와 있다. 30년이면 참으로 긴 세월이다. 그래서 세대 차이generation gap가 무섭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하지만 이제는 다른 세대와 어울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 세대 간에는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가 있다. 젊은이들이 사용하는 단축어 외에도 한 세대가 겪은 시대적 경험에서 생겨난 독특한 언어를 다른 세대는 좀체로 이해하기 어렵다. 그런데 방법이 있다. 바로 독서를 통해 세대를 뛰어넘어 서로 이해하는 방법이다. 서로의 말과 생각은 비록 달라도 시대정신의 흐름을 파악하면 언어가 이해되고 소통도 가능하다. 특히 막무가내 자신의 주장만 펼치기 보다 귀를 활짝 열고 듣기를 작정하면 그때부터 조금씩 다른 세대의 말이 귀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밀레니얼 세대의 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90년생이 온다>, <90년생, 오너십>, <82년생 김지영> 등. 시대정신을 이해한다는 것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귀를 열어 그들의 말을 들어야 한다. 그들의 말을 들으며 미리 판단해서는 곤란하다. 자연스럽게 그들의 말 속에서 과연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관찰해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독일인들은 서로 자신을 소개할 때 나는 19ㅇㅇ년생이라고 밝힌다고 한다. 태어난 연도에 따라 다른 삶을 살았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상대방의 태어난 해를 기억하며 역사를 대입해 본다는 것이다. 괜찮은 방법이다. 나이를 밝혀 대접을 받겠다는 의도가 아니다. 그만큼 세대마다 가진 경험이 확연하게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독서를 통한 세대 공감은 많은 유익을 가져온다. 한두 사람이 하는 세대의 말은 한쪽으로 치우칠 가능성이 있지만 다양한 책을 통한 세대 이해하기는 폭넓은 사고를 하게 한다. 앞에서 한 세대를 30년 정도라고 했지만 실상 요즈음 한 세대는 20년 정도가 아닐까 하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만큼 문명이 발달하고 시대가 급격하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시대정신을 이해하는 일은 노년에게만 해당하지 않는다. 젊은이들도 시대정신을 제대로 이해하면 그들의 삶에 많은 유익을 가져올 수 있다. 나이로만 세대를 구분 짓는 것도 한계가 있다. 세대를 뛰어 넘어 소통하는 사람들이 꽤 많아졌기 때문이다. 필자는 3년째 중학교 1학년 자유학년제 교사이다. 올해 중학교 1학년이 2007년생이므로 필자와는 53년 차이가 난다. 햇수로는 거의 두 세대에 해당한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중학교 1학년생들과 수업을 해 본 경험에 의하면 그들과의 소통은 필자가 그들에게 먼저 다가가서 그들의 언어로 소통하려는 시도를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동시에 필자가 그동안 열심히 갈고닦은 스마트폰과 SNS 사용 기술을 활용해서 그들에게 보여줌으로써 그들이 필자에게로 한걸음 가까이 다가왔다. 언어가 통하면 소통이 시작된다. EBS 세계테마여행을 보면 누구든지 외국인에게 처음에는 경계하는 듯 태도를 보이다가 친숙한 그들의 언어로 말을 붙이면 금새 친해지고 동질감을 느낀다. 언어가 그만큼 중요하다. 독서는 공통 언어를 사용하도록 만든다. 달랐던 생각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잘잘못을 판단하기 이전에 아하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해 준다. 다른 세대와 어울리고 싶다면 폭넓은 독서로 서로에게 다가서라.
출처: 한국독서교육신문 http://www.reading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9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