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언어로 세상을 평정한 리더들
이 책은 새롭고 파격적인 접근 방식의 리더십 현장 보고서다. 저자는 리더십 작동의 극적 순간을 추적해 왔다. 그중 지도력과 언어의 관계는 저자가 설정한 리더십 탐구의 프레임이다. 이 책은 정상들(처칠, 드골, 링컨, 마오쩌둥)의 언어 연금술을 해체하고 살핀다. 저자는 지도자의 무대를 새로운 각도에서 재생해 독자에게 전달한다. 리더십의 말은 시대의 지배적 용어가 된다.
역사의 결정적 장면을 생산한 리더십
저자는 마키아벨리의 고향(피렌체)을 찾아 권력의 경영학『군주론』을 해부하고 한국의 지도자들과 비교하기도 한다. “지도자는 경멸을 받지 말아야 한다. 국가 운명은 비르투의 역량과 의지로 결판난다.” 이런 구절의 사연과 배경은 책 읽는 즐거움을 증폭시킨다.
전쟁과 평화, 지도력의 경연 무대
저자는 세계 최고 작가를 특유한 방식으로 소환하고 있다. ‘스페인 내전과 조지 오웰, 피카소의 게르니카’ ‘헤밍웨이와 제1차 세계대전’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몬한 전투’는 소설과 현장을 섞어 재구성한 역사 드라마다.
저자는 전쟁의 기억을 탐사했다. 디엔비엔푸 전투(1954년)는 공산 베트남(당시 월맹)과 프랑스의 싸움이다. 전력은 프랑스의 압도적인 우위였지만 베트남이 승리한다. 그 때문은 베트남의 승전 노하우는 끊임없는 연구 대상이다. 디엔비엔푸는 변방이다. 저자는 그곳에서 이런 메시지를 독자에게 보낸다. 전쟁의 승패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는 항전 의지와 공세적 상상력이다. 무기의 과학기술 수준은 그다음이다. 그런 자세는 1960~70년대 미국과의 전쟁에서도 주효했다. 그런 베트남이기에 세계가 두려워하며 중국도 어려워한다.
망국과 부활의 외교 현장
저자는 식민지 한국의 미래를 결정한 4개의 주요 회담(카이로·테헤란·얄타·포츠담 회담)의 현장도 모두 섭렵했다. 그곳으로 그 시대의 연합국 지도자인 프랭클린 루스벨트·스탈린·처칠·장제스가 모였다. 그 회담들은 지도력의 경쟁과 우열의 경연장이었으며, 전후 세계 질서가 짜였다. 『결정적 순간들』은 그 장면을 드라마를 재현하듯 보여주고 있다.
19세기 고종은 외교에 승부수를 걸었다. 미국 워싱턴에 공관(조선공사관)을 설치했다. 고종은 미려한 건물을 샀다. 가난한 나라로선 거액의 투자였다. 부국강병이 뒤따르지 않았다. 을사늑약으로 건물은 일본에 빼앗겼다. 그 후 공사관은 장기간 잊혀졌다. 저자는 1990년대 말부터 공사관 재매입 운동을 벌였다. 2012년 공사관은 귀환했다. 한국 정부 소유로 다시 바뀌었다. 저자는 재매입의 1등 공로자로 인정받아 ‘국민훈장(모란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