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주(安住)하는 것은 한 곳에 자리를 잡고 편안히 사는 것을 말합니다. 또한 현재의 상황이나 처지에 만족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간의 존재 가치는 성장하고 성숙하는 데 있습니다. 어린아이가 태어나 키가 자라고 지식이 쌓입니다. 성인이 되면 여러 가지 일을 경험하면서 성장하고 지혜를 축적하면서 점점 성숙합니다. 기업이나 국가도 개인과 다를 바 없습니다. 새로운 일에 부지런히 도전하며 열심히 노력하다가 이 정도면 되었다고 자만하는 순간부터 나락으로 여지없이 떨어집니다. 영국은 20세기 초 세계 최대의 제조업 국가였습니다. 하지만 혁신과 투자를 소홀히 하면서 점차 미국이나 독일 같은 국가에 밀려 경쟁력을 잃어갔습니다. 성장을 거듭한 국가들은 모두 연구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교육시스템을 강화하여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함으로써 산업 혁신을 이끌어갔습니다.
이처럼 국가 차원에서의 안주는 경제 발전을 둔화시키고 글로벌 경쟁력을 상실하게 만듭니다. 과거 일본이 그랬고 지금은 중국이 그러하며 우리나라도 자칫 이런 함정에 빠질 위험이 있습니다. 기업도 다르지 않습니다. 핀란드의 노키아는 한때 삼성전자도 넘보기 어려운 휴대폰의 선두주자였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출현과 함께 노키아는 느리게 대응하며 시장 점유율을 크게 잃었습니다. 반면에 애플과 삼성은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사용자 경험을 확장시켜 전 세계 시장을 장악했습니다. 디지털 카메라에 뒤처진 코닥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런 사례는 기업이 시장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혁신을 지속하지 않으면 얼마든지 도태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A는 10년이 넘도록 같은 회사에서 같은 업무를 했습니다. 그는 새로운 기술이나 업무 방식을 배우는 데 전혀 관심이 없었고 결국 회사의 디지털 변환(digital transformation)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지 못했습니다.
한편 그의 동료였던 B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데이터 분석 과정을 자발적으로 학습하여 프로젝트 리더로 승진했습니다. 이는 지속적인 학습과 자기 개발이 경력 발전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안주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싱가포르는 국가 차원에서 지속적인 교육과 연구개발에 많은 투자를 꾸준히 해왔습니다. 이를 통해 높은 수준의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첨단 기술 분야에서 전문가를 양성하며 국가 경쟁력을 강화했습니다. 또한 싱가포르 정부는 스타트업과 혁신적 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여 경제의 다각화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접근 방식은 다른 국가들에게도 모델이 될 수 있으며, 국가 차원에서의 안주를 피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구글은 20% 규칙을 도입하여 모든 직원들이 주 업무 외에 20%의 시간을 새로운 아이디어나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런 기업 문화는 창의적 사고와 혁신을 장려하며, 많은 성공적인 프로젝트와 제품이 이러한 자유로운 환경에서 탄생했습니다. 개인은 자기 개발을 위해 새로운 기술이나 업무 방식에 대해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적응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온라인 코스나 워크숍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인공지능이나 머신러닝과 같은 첨단 기술을 익힐 수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개인이 급변하는 직장 환경에서 가치 있는 직원으로 남을 수 있게 해줍니다. 동시에 언제 그 직장을 퇴직해도 자신의 커리어를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습니다. 현실에 안주하면 편안합니다. 안주하지 않으려면 힘이 들고 때로는 고통이 따릅니다. 물의 속성이 낮은 곳으로 흐르듯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고 그저 편안함 만을 추구한다면 시대에 뒤처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안주하느냐 아니냐의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