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목적이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입니다. 얼핏 쉬운 질문 같지만 왜 사는가를 묻는 것처럼 꽤 묵직한 질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질문은 평소 자주 하지도 않고 듣지도 못합니다. 그렇지만 세상을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자기 자신에게 던져 봐야 할 중요한 질문입니다. 목적과 목표는 다릅니다. 목적은 실현하려고 하는 일이나 나아가는 방향입니다. 목표는 그 목적을 이루려고 지향하는 실제적 대상입니다. 일은 무엇을 이루거나 적절한 대가를 받기 위해 어떤 장소에서 일정한 시간 동안 몸을 움직이거나 머리를 쓰는 활동입니다. 이렇게 목적과 목표와 일에 대한 의미를 살펴본 후 다시 한번 물어봅니다. 우리는 왜 일을 하나요? 이런 질문에 대한 흔한 대답은 생계를 유지하지 위함이라고 합니다. 물론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생계유지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생계유지가 궁극적인 일의 목적은 아닙니다. 일은 연령대에 따라 목적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청소년 때까지는 지식과 지혜를 쌓기 위해 배우는 것이 일의 목적입니다. 그때 배우고 익히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면 이후 삶에 지대한 영향을 주게 됩니다. 성인이 되면 그야말로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할 시기입니다. 일의 목적과 목표가 비교적 분명합니다. 하지만 일의 목적을 생계유지에 국한하면 삶의 목적과 방향이 축소됩니다. 원대한 꿈과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일을 하면 생계유지는 당연히 뒤따릅니다. 이런 사례를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멀리 외국의 사례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 건국과 산업화 시대의 걸출한 인물들의 경우를 보면 됩니다. 이승만, 박정희, 이병철, 정주영 등 많은 선배들 덕분에 명실상부 오늘의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50대 후반이나 60대 초반이 되면 직장의 일선에서 퇴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100세 시대에 지금은 적어도 80세 까지는 얼마든지 일을 할 수 있는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가지고 있습니다. 직장을 퇴직했고 자녀들이 성장해서 부모의 슬하는 떠나면 일의 목적이 달라집니다. 생계유지를 벗어나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 무엇이 더 가치 있는 삶이며 일인가는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절대 빈곤을 벗어나기 위해 여전히 생계유지에 목적을 두는 경우도 있지만 세상을 좀 더 크게 보고 일의 목적을 살펴야 합니다. 오늘에 있기까지 가족을 포함한 많은 분들의 도움을 진심으로 고마워한다면 삶과 일의 목적이 달라집니다. 가족과 이웃과 사회와 국가를 위해 무엇인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됩니다. 인간은 결코 혼자서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게 됩니다.
오늘은 가볍지 않은 주제인 일의 목적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따지고 보면 필자의 경우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일의 목적을 깊이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제주어 중에 ‘살암시민 살아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살다 보면 살게 된다는 말입니다. 어려운 역경도 참으며 견디라는 어른들이 젊은이들에게 하는 충고라고 합니다. 필자도 하루를 열심히 살다 보니 어느덧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필자는 일찌감치 40대 후반에 직장을 퇴직하고 이런저런 일을 하다가 10년 전부터 지금 하고 있는 창직과 인생 다모작 코칭을 하면서 일의 목적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일의 목적을 일찍 깨닫게 되면 삶의 목적이 더욱 분명해지고 삶의 과정도 달라집니다. 자주 듣는 질문은 아니겠지만 한 번쯤은 깊이 생각해 보기를 권합니다. 과연 나는 왜 일하는가? 하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