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視線, attention)이란 눈이 가는 길 또는 방향인데 주의 또는 관심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두려움의 근원은 혹시 다른 사람이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질문에 있습니다. 이런 생각은 자기 자신을 마비시킵니다. 대체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며 살아갑니다. 영국의 어느 작가는 이웃이 뭐라고 수군댈지 몰라 자살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는 농담을 했답니다. 이렇게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너무 신경을 씁니다. 내가 뭐 어때서 하고 당당하게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남의 시선을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뛰어넘으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집니다. 움츠렸던 가슴을 활짝 펴고 자신감을 가지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면 새로운 기회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19가 수그러들면서 일부 취약 공간을 제외하고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지 않고 자율로 바꿨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서나 좁은 공간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있습니다. 외신들은 왜 한국 사람들은 마스크를 벗지 않는지 앞다투어 취재를 했습니다. 물론 아직 겨울이라 찬바람을 막기 위해 필자도 길거리에서는 마스크를 간혹 쓰긴 하지만 외모 지상주의에 푹 빠져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지난 3년 동안 다소 불편하기는 했지만 자신의 외모를 드러내지 않은 마스크가 고맙기도 했었다는 후문입니다. 마스크와 사기꾼을 조합해서 마기꾼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지만 마스크 착용 사례만 봐도 여전히 우리는 남의 시선을 두려워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마스크 착용은 금세 사라지지 않고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일이 아니라 새로운 일을 하려고 한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용기입니다. 용기는 두려움을 이겨내는 것입니다. 실제로 용기를 내기 위해서는 시간이 20초도 채 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타인의 시선을 두려워하는 사람에게는 용기를 내어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오랜 직장 생활을 했던 사람이 퇴직해서 다른 일을 시작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혹시 시작했던 일이 뜻대로 되지 않고 어려움을 겪게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게 됩니다. 몸에 익숙하지 않아 왠지 불편합니다. 어쩌다 용기를 내어 뭔가 해보려고 하다가 배우자나 가족 또는 친구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면 그나마 생겼던 용기가 어느새 자취도 없이 사라집니다. 그래서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일이 아니라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로 하는 일은 시작하기조차 어렵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떤 시선으로 자신을 생각하는지는 그들은 몫으로 남겨두고 무시해 버려야 합니다. 두려움에게 자기 자신이 이리저리 휘둘리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두려움이 자신을 지배하도록 허락해서는 안 됩니다. 남의 말이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는 독불장군도 곤란하지만 지나치는 남의 말에도 솔깃해서 용기를 잃어버리는 팔랑귀는 더욱 위험합니다. 자신의 삶의 주인은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지 책임은 오롯이 자신에게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남의 말 하기를 좋아합니다. 칭찬보다는 험담하는데 더 열을 올립니다. 인간의 본성이 그렇다면 타인의 시선을 뛰어넘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냥 무시하는 겁니다. 다른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지레 짐작하여 오해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입니다. 이제라도 타인의 시선을 뛰어넘어야 합니다.
늘 좋은 말씀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퇴직을 앞두고 아직도 흔들리고 있는 최근의 나를 되돌아 보게 됩니다.
가슴펴고 당당하게 걸어가겠습니다.
새해 강건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