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목을 넓히려면

안목(眼目, discrimination)이란 사물을 보고 분별하는 견문과 학식을 말합니다. 식별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긴 안목으로 본다거나 장기적인 안목으로 본다고 표현합니다. 무조건 많은 지식을 쌓았거나 어느 정도 높은 지위에 올랐다고 해서 안목이 넓다고 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안목은 하루아침에 갑자기 넓어지지 않습니다. 그저 육신의 눈에 보이는 대로 행동하며 살아가는 사람을 가리켜 안목이 넓다고 하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지혜의 눈을 가져야 비로소 그 사람은 안목이 넓은 사람이라고 합니다. 아기가 태어나면 처음에는 오로지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살아갑니다. 그러다 차츰 성장하면서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생각하며 조금씩 안목이 넓어집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반대로 안목이 점점 좁아지는 불행한 사람도 있습니다.

한 사람의 안목을 재는 잣대는 바로 그의 말과 글입니다. 글을 쓰지 않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먼저 말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평소 우리는 일상에서 많은 사람들과 만나 많은 말을 합니다. 말은 결국 자신의 안목을 담은 그릇입니다. 한 시간 정도만 함께 대화를 해보면 금세 상대방의 안목을 알아챌 수 있습니다. 말을 많이 한다고 안목이 넓은 사람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말을 아끼며 필요할 때 꼭 필요한 말을 하는 사람의 안목은 넓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안목을 넓힐 수 있을까요? 우선 매사 생각하는 여유를 가져야 합니다. 생각하지 않고 툭 뱉는 말은 실수할 여지가 많습니다. 음식을 씹지 않고 꿀꺽 삼키면 배탈이 납니다. 오래 씹을수록 건강에 좋습니다. 생각 없이 말을 하지 않으려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말은 습관이기 때문입니다.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인풋(input)이 있어야 합니다. 무엇인가 읽고 듣고 보아야 생각이라는 프로세스를 거치게 됩니다. 책을 읽고 전시회에 가보고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고 명강의를 들으며 조금씩 생각이 깨어나기 시작합니다. 인풋이 빈약하면 근사한 아웃풋(output)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필자는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에 푹 빠져 삽니다. 바이킹스와 삼국지를 즐겨 보았고 지금은 굿 닥터(The Good Doctor)를 봅니다. 시간을 너무 많이 빼앗긴다며 손사래를 치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생각하고 글을 쓰는 필자에게는 좋은 글감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각자의 방식대로 생각을 하기 위한 노력이 습관으로 자리 잡으면 됩니다. 또한 안목을 넓히려면 정치가들의 프로파간다(propaganda)에 휘둘리지 말아야 합니다. 나라가 올바로 유지되기 위해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지만 지나치게 선전과 선동에 빠지면 안목이 좁아집니다.

자주 글을 쓰면서 균형감각을 키워야 합니다. 글을 쓰려면 생각을 해야 합니다. 필자는 14년째 매주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에세이 형식의 글을 쓰지만 칼럼은 평을 하는 것이므로 반드시 자신의 주장이 들어가야 합니다. 누가 뭐래도 자신은 이렇게 생각한다고 쓰는 글이 칼럼입니다.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는 식의 글은 칼럼이 아닙니다. 칼럼을 쓰려고 작정한다면 요즈음은 얼마든지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필자도 처음에는 블로그에 글을 써서 맥아더스쿨 주간 뉴스레터에 실었습니다. 그러다가 조금씩 글이 알려지면서 몇몇 인터넷 신문에 글을 씁니다. 매주 차곡차곡 쓴 칼럼을 모아서 책으로 출간합니다. 이 모든 노력은 안목을 넓히기 위한 것입니다. 안목을 넓혀야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세상을 조금이나마 더 지혜로운 눈으로 바라보며 살아가는 동안 마음의 행복을 찾기 위한 것입니다.